🍄오늘의 탐험지: LA에서 만난 영감의 세계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The real voyage of discovery consists not in seeking new landscapes but in having new eyes."
- 마르셀 프루스트
아웃풋레터에 얼마 전 LA에 다녀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짧고 갑작스러운 여행이었지만, 긴 비행시간만큼 새로운 영감을 받아와야겠다는 다짐을 했죠! 오늘 인용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처럼, 새로운 눈이 필요했어요. 일상적인 것도 신비롭게 보는 새로운 눈, 갖고 있던 편견의 부스러기를 버리고 받는 새로운 눈, 유체이탈하듯이 멀리 떨어져 내 삶을 다시 바라보는 새로운 눈 말이에요. 그렇게 바라본 LA의 크고 작은 영감을 소개할게요. 주로 미술관과 건축물, 아트샵과 책에서 오는 영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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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시를 방문할 때 저의 1순위 방문지는 미술관인데요. 이번에도 여러 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미술관은 3중의 볼거리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첫째로는 건축물을 보고, 둘째로는 전시를 보고, 셋째로는 아트샵을 둘러볼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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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동굴 같은 길 / 제프쿤스의 '풍선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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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더 브로드(링크)입니다. 엘리 브로드의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인데요. 개인이 이런 규모의 소장품을, 이런 건축물로 전시할 수 있다니 놀랍죠. 건축에만 1조 5000억이 들었다고 해요.
#1 건축물 ⚡⚡⚡
👀 발견 1. 벌집 구멍 벌집처럼 구멍 뚫린 외피가 특징적인 더 브로드. 가까이에서 보면 건물을 두 겹으로 둘러싼 모양입니다. 구멍을 통해 자연광을 조절하는데요. 미술관의 외부에서 한 번, 내부에서 또 한 번 이 정교한 벌집 모양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 발견 2. 내부로 들어오면 동굴 같은 곡선에 둘러싸이는데요.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올라가면 밝은 전시장이 나타납니다. 장면이 극적으로 전환되는 느낌! 다시 계단을 내려올 때는 유리창으로 수장고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아주 일부만 보이지만, 그래서 더 신비로운 세계를 엿보는 듯해요.
👀 발견 3. 또 하나의 재미, 건물 밖을 나오면 바로 옆에 프랭크 게리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이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역동적으로 솟아있는 스테인리스 패널의 파사드를 함께 구경할 수 있으니, 여기 LA 다운타운은 건축 투어에 제격인 장소입니다.
#2 전시 ⚡
👀 발견 1. 앤디워홀, 제프쿤스, 로이 리히텐슈타인 같은 20세기 이후 미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작품이 한 군데 모여 있다니, 놀랍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스타 작품 위주로 덩그러니 놓인 맥락 없는 전시의 느낌도 지울 수 없었어요. 전시 내용으로는 더 브로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MOCA(링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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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소장작 고흐의 아이리스가 그려진 트램 / 선인장 정원과 전망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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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임팩트가 큰 곳은 리처드 마이어의 게티센터(링크)였는데요. 매년 15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게티센터는 거장의 건축물로서의 면모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관광스팟은 제 여행취향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런 저의 편견이 무색하게 게티센터는 시간을 들여 꼭 방문해볼 만한 곳이었습니다.
#1 건축물 ⚡⚡⚡⚡
👀 발견 1. 건물 전체를 감싼 아름다운 미색! 사실 이 컬러를 두고 리처드 마이어와 게티 재단은 꽤 많은 실랑이를 벌였다고 해요. 완전한 백색 건축물로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빛을 담아내고자 했던 리처드 마이어는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수용해 트라버틴 석재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거친 천연석의 질감이 잘 느껴지도록 가공한 트라버틴이 주는 우아한 느낌은 마이어의 모던한 현대미술관과는 조금 달라 보여요. 과연 'LA의 파르테논'이라고 불릴 만하네요.
👀 발견 2. 높은 곳에 외따로 놓인 게티센터는 LA 곳곳의 풍경을 잘 담아내도록 설계되었는데요. 각도 하나까지 의도적으로 설계된 전망대에서는 끝없이 펼쳐지는 자연과 시원한 도시의 고속도로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 게티센터에 방문할 때는 누구나 트램을 타고 5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요. 대표 소장품들의 이미지로 아름답게 싸인 트램을 타고, 풍경을 따라 서서히 진입하면서 미술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됩니다!
#2 전시 ⚡⚡⚡
👀 발견 1. 3만 평이나 되는 게티센터에서 전시를 제대로 보려면 하루 종일을 써도 모자라요. 14세기부터 20세기까지 시대에 따라 각기 다른 건물을 돌아다니며 방대한 소장품을 구경할 수 있어요. 예술사를 한 번에 훑어볼 수 있답니다.
👀 발견 2. 개인적으로 가장 몰입해서 보았던 건 프랑스 장식 예술. 모던한 현대미술 사이에서 화려한 양식과 상징들로 만들어진 실내 장식품들을 보니 오히려 새롭게 느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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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근처를 방문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해머뮤지엄(링크). 우연찮게 들어왔지만 공간과 전시에 대한 만족도가 200프로.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고, 카페에 들러서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곳이에요. 대학 공동 소유의 뮤지엄이라 UCLA의 건축·미술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1 건축물 ✨✨
👀 발견 1.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토마스 헤드윅의 '스펀체어'가 중정에 잔뜩 깔려 있었는데요. 팽이 같은 생김새에, 앉으면 빙글뱅글 돌아가죠.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이더니 다들 이 의자에 앉아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는데요. 그 모습을 보니 이 디자인이 얼마나 천재적인지 느꼈어요. 의자 하나로 사람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줄 수 있다니 말이에요.
#2 전시 ✨✨✨✨
👀 발견 1.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를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MOCA를 추천한 이유와도 연결되는데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의 유명한 작품을 실제로 보는 데도 의미가 있지만, 그 지역의 색깔을 담고 있는 예술가, 그리고 지역적 맥락으로 엮은 전시가 훨씬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요.
👀 발견 2. ' 가드닝 갱스터'의 발견! 2층 외부 공간을 활용한 가드닝 전시였는데요. 론 핀리(Rone Flinley)(링크)는 자신을 갱스터 가드너로 불러요. 가드닝을 통해 미국의 현재 식량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에요. 모두가 자신의 정원을 가꾸고, 식량을 만들자는 지역 운동가인데요. 스스로 음식을 재배할 수 있어야, 스스로의 미래를 가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영상(링크)을 통해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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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제가, 차마 들고 오지 못해 아쉬웠던 책들을 소개해요. 좋은 미술관은 언제나 아트샵도 좋은 책과 물건으로 가득한데요. 단순히 전시의 굿즈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또 다른 (상업) 예술가들의 전시공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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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ounging Cookbook(링크) 스프링 제본 책도 이렇게 예쁠 수 있어요. 로우한 톤과 채도 높은 색감이 눈에 띄는 요리책인데요. 영화 속 음식을 재현했어요. 다만 아주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엉뚱하고, 이상하고, 엉망진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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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da Mexicana(링크) 멕시코 음식을 다룬 두 권의 아름다운 책! 그중에서도 핑크색 표지의 책을 소개할게요. 진짜 멕시코 현지의 레시피를 담은 점도 좋지만, 멕시코의 유쾌함을 표현한 멋진 그래픽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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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hical Creatures 게티센터의 아트샵에서 발견했는데요. 제목 그대로 신화 속 생명체들을 다룬 도감 형태의 책입니다. 미지의 문화를 다룬 도감에는 언제나 마음이 끌리고 말아요! 이 책은 링크를 찾을 수 없었어요.
MEIER(링크) 마찬가지로 게티센터에서 발견한 타센TASCHEN의 건축가 시리즈 중 '마이어'입니다.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물인 만큼 아트샵에 이 책이 없을 수 없었겠죠. 표지 역시 게티센터의 사진입니다. 그런데 이 사진, 제가 찍은 것과 각도가 거의 비슷하지 않나요? 물결치는 곡선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각도였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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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캘리포니아에 대한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는데요. 건축·예술 분야의 서적을 출판하는 타센 TASHEN에서 나온 <California Crazy>라는 책이에요. 캘리포니아의 '미친' 건축물들에 대해 소개합니다. 캘리포니아의 가게들은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눈에 띄기 위해 거대한 조형물을 붙이기 시작했다는데요. 그 예시가 바로 커다란 도넛을 가게 위에 붙인 '랜디스 도넛'입니다. 영화 <주토피아>에 이 대형 도넛 조형물이 나오기도 하죠. 한때는 흉물스러운 건축물로 불리기도 했지만, 그 자체를 하나의 지역 건축물 양식으로 바라보는 이 책의 시각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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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인풋 탐험, 어느새 열 번째 스티커를 모았어요!
시즌 2는 15개의 스티커북을 완성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
그럼 다음 호는 또 다른 탐험지(주제)에서 새로운 인풋을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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