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처음 만난 건 어떤 온라인 샵이었어요. 초등학생 시절 웹서핑을 하다가 키덜트를 위한 아주 비싼 장난감과 피규어를 모아둔 곳을 발견했거든요. "어른이 되면 사야지"하고 마음에 담아둔 피규어는 <쾌락의 정원>에 등장하는 몇 가지 요소를 구현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깨진 알에 달린 다리나 칼이 달린 귀 같은 다소 기괴한 모습의 피규어는 당시 난생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그런 시각적인 자극 자체가 '처음 맛본 탄산음료'처럼 중독적인 맛으로 다가왔습니다!

 

   시간이 지나 제가 대학생 때 프라도 미술관에 방문해 드디어 원화를 보게 되었는데요. 오늘의 인용문처럼 '수많은 세부가 덮쳐왔습니다'. 그리고 그건 제가 이 그림을 좋아하게 된 이유였지요. 오늘은 이 그림 하나의 세계를 마음껏 파헤쳐보려고 합니다. 

   이런 작품의 형식을 트립틱(Triptych), 세 폭 제단화라고 합니다. 제단 뒤에 설치하는 것이니 병풍과 거의 용도가 비슷한데요. 양 날개를 접어 보관해 두었다가 사용한다고 합니다. 트립틱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총 세 장면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데요. 종교적인 내용을 설파하고,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