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라픽스

   도깨비, 무당, 탑, 용, 거북이, 토끼 등. 한국적인 것의 뿌리를 찾고 싶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합니다. 민화를 수집하고, 한옥 양식의 건축물을 짓고, 우리 문화의 멋을 알리던 조자용의 에세이를 엮었습니다.

   '멋'이라는 단어는 서양 미학을 대신해 우리 문화의 독특한 예술성을 잘 드러냅니다. 조자용 선생님은 '멋이 있다'를 '예술성이 높다'는 표현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다채로운 사례와 함께 한국적 미감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영감 덩어리 책이랍니다.

   출간 20주년을 기념해 리디자인되면서 2021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뽑히기도 했어요.  (링크)

ⓒleeum store

   얼마 전 리움미술관에 들렀다가 아트샵에 홀딱 반했습니다. 한국적인 정체성의 공예 작품을 판매하는 데다가, 공간 디자인 역시 한국적인 멋으로 가득했거든요.

   아트샵의 공예 상품은 저의 기호나 취향과 겹치지 않는 비싼 물건이라는 편견이 모두 깨졌어요. 명태나 복주머니, 소반, 한복, 달항아리와 같은 요소를 무척이나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심지어 가격도 합리적이죠!  (아트샵 링크)

   공간도 주목할 만합니다. '한국다움'에 대한 고민이 잘 녹여져 있는데요. 공간을 디자인한 스튜디오 라이터스는 전통건축의 목재 짜임과 한지, 청사초롱 같은 한국적인 미의 요소를 끌고 와 디자인에 활용했습니다. (공간 소개 링크)

  

     곰비임비는 이야기가 담긴 주얼리를 판매하는 브랜드예요. 곰비임비라는 말은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나는 모양'이라는 뜻을 지닌 순우리말인데요. 주얼리를 통해 거듭 이야기를 해나가고 싶다는 의미에서 지었어요.

     사실 주얼리 브랜드는 영어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는 첫 아이템이 한국적이라 브랜드 이름도 한국적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액막이' 시리즈라고 이름 붙였어요. 북어, 팥, 고추라는 한국적인 아이템으로 주얼리를 만들었거든요. 가장 처음 떠올린 소재가 북어였는데요. 왜, 친구 집들이를 하거나 새로 개업한 사업장에 가면 명주실에 감긴 북어를 선물로 주곤 하잖아요. 어떤 사람들은 그걸 보고 무섭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그 북어가 너무 너무 귀여웠어요. 입을 '악' 벌리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면 분명 귀여울 거라고 생각해서 첫 아이템으로 선정했어요.

     그리고 같이 엮어서 소개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해봤어요. 금줄에 고추를 걸어준다든지, 이사하는 날 팥알을 뿌린다는 전통적인 미신이 생각났죠. 모두 누군가를 지켜주고자 하는 열망에서 출발한 액막이잖아요. '가디언즈', 수호자라고도 할 수 있고요. 그렇게 북어에 고추와 팥알까지 합친 가디언즈 시리즈가 탄생했어요.

     보통 주얼리는 예쁘면 사는 사치품이라고 한다지만, 이왕이면 주얼리를 살 때 의미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스토리텔링을 재밌게 하는 게 관건이고요. 어떻게 해야 주얼리로 스토리텔링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일단은 저의 관심 분야부터 먼저 살펴봤어요. 처음 고안한 건 '고전문학 시리즈'예요. 학교 다닐 때 저는 경영학과인데도 국문과 수업을 더 많이 듣는 학생이었어요. 그중에서도 고전문학을 가장 좋아했고요. 지금도 더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또, 점 보러 가는 것도 좋아하죠. (웃음)

     맞아요. 그저 도태된 문화 취급을 하기는 아쉽죠. 한편으로 영화 <파묘>가 나오면서 인식이 조금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진짜 아쉬운 게, 영화가 딱 나왔을 때 펀딩을 했어야 하는데∙∙∙. (모두 웃음) 가디언즈 시리즈가 작년에 펀딩했거든요.

     이를테면 흥부전에 나오는 박이나 심청전에 나오는 연꽃, 구운몽을 떠올릴 수 있는 나비 형상을 주얼리로 만드는 거예요. 첫 펀딩 아이템으로도 생각해봤는데, 지금 하기에는 너무 아깝더라고요. 소재가 소중하니까, 공부를 더 많이 하고 디벨롭해서 시도해보고 싶었어요. 고전문학에 대해서도 더 배우고, 사람들이 제대로 덕질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죠. 제가 준비되었다고 느꼈을 때 꼭 잘해내고 싶어요. 

     우리는 그동안 한국적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 순간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말하는 젠지(Zen-Z) 감성에서 드디어 우리 것을 찾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적인 걸 창피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죠. 제가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한식을 당당하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일도 없었고, 외식을 해도 서양식 레스토랑을 가고, 한복 노리개 같은 건 관심 가진 적도 없죠. 이제는 달라요. 우리 것이라고 촌스럽게 느끼지 않고, 한국적인 것이라 더 마음에 든다고 말할 수 있는 때가 됐죠. 식당도 어디 골목에 숨은 할머니가 해주는 맛집을 더 좋아하고요. 그런 분위기가 저도 좋아요. 저또한 한국적인 모티프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고요.

  

ⓒkaoi studio

오늘의 인풋은 어땠나요?

 

이번 레터가 만족스럽다면,

아래에서 원하는 만큼만 지원해주세요.

✏️(연필 700) / 🖊️(볼펜 1000) / 📓(노트 2000)

레터 발송 등 콘텐츠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 받으면 지속적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어요!

💬 인풋탐험대 합류하기(클릭)

✉️ 광고/협업/기타 문의  whaaatsnew@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