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대원 여러분은 취미가 있나요? 저는 3~4월에 취미의 소용돌이에 있었습니다. 첫 아웃풋레터에서 이야기했듯이 목공 수업을 듣고, 수영도 하고, 독서 모임도 했죠. 그런데 지금 쓰고 있는 뉴스레터와 독립출판 관련 일은 왠지 취미라고 부르게 되진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취미는 이렇습니다. 하기 위해 돈을 써야 하고, 심적인 책임감은 덜 들어야 하며, 하다 보면 어딘가 공허해질 때가 있습니다. 반면에 ‘사이드 프로젝트’라 부르는 일들은 (돈이 쉽게 벌리지는 않을 지언정) 어쩌면 돈을 벌 수도 있고요. 책임감은 본업 못지않게 마음을 짓누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깊은 충족감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좋아요. 취미와 업의 경계에 있는 일처럼 느껴지거든요.

     취미에 대해 말하자면, 저에게 강렬하게 각인된 말이 있습니다. 저는 고3 때 아주 잠시 입시 미술을 배운 적이 있는데요. 학원 원장 선생님이 불호령처럼 “너 그렇게 하면 취미밖에 안 돼!”라고 하셨던 게 가끔 떠오릅니다. ‘취미밖에’는 꽤나 강렬하게 남아 어떤 강박을 형성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고, 어떻게든 업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거든요.

     결국 저는 재수를 하며 미술은 놓고 국문과에 진학했어요. 하여튼 디자이너는 되지 못했어도 지금까지 디자이너 사이에서 일을 합니다. 직무가 아닌 산업군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디자인이 중심이 되는 이 산업군이 저는 좋습니다. 나이브하게 말하면 낭만도 있고요.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아무래도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금융업 종사자보다는 디자인 산업에 속해 있는 마케터가 제 성향에 잘 맞습니다.  

     새로 시작한 인풋탐험대에 굳이 ‘아트/디자인/건축’ 등의 카테고리를 지정한 이유도 유사한 맥락에 있습니다. 그런데 카테고리가 다소 넓어 읽는 분들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어요. 혹시 의견 주실 부분이 있다면 여기에 남겨주세요!

     물론 미술과 디자인은 조금 다르지만, 크게 보면 문화예술로 묶이는데요. 올해 저는 그 카테고리 안에서 자기계발을 하고자, 이런 일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 문화예술 플랫폼 객원 에디터 참여
• 문화예술 독서모임
• 뉴스레터 발행 – 인풋탐험대 아트 편

     일이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지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소개해 보겠습니다. 아웃풋레터 2호에서 예고한 대로 뉴스레터에는 인터뷰를 추가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인터뷰에 관심 있다면 언제든지 왓츠뉴에게 DM을 주거나, 이 메일에 답장해 주세요.

     북페어는 뜨거웠습니다! (날씨가요) 4월 중순이었는데도 어찌나 햇볕이 뜨거운지 잠시만 서 있어도 플라스틱 의자가 금세 뜨끈해졌어요. 덥고, 고단하고, (예상대로) 수익은 적었지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출판물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일도, 다른 사람들의 창작물을 보는 일도, 방문한 분들이 시작에 대해 글을 적어주신 것도 신기하고 즐거웠어요. 역시나 북페어에 나가길 잘했습니다.

     + 제가 참여한 '아트인북스'(리틀프레스페어)는 해방촌의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거의 수익 없이(!) 독립출판사들을 위해 운영하는 북페어라고 해요. 독립출판사들이 오밀조밀 모여서 개성 있는 출판물을 선보이고, 인디 공연까지 진행하고 있으니 (저는 참여하지 않지만) 5월 11일에 예정된 두 번째 아트인북스도 가보시길 추천해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