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시즌2를 마치는 후기

   우선, ‘인풋탐험대 시즌2 아트편’은 처음 기획했던 15편이 모두 마무리되었어요. 초반부에는 회화, 건축, 가구 등의 분야에서 리서치한 내용을 담았고요. 후반부에는 인터뷰의 비중이 커졌습니다. ‘예술가의 전형을 확대하는’ 취지에 맞게 다채로운 인터뷰이를 만나 행복했어요. ‘이런 분들을 모시면 좋겠다’ 꿈꿨던 분들을 뉴스레터 덕분에 실제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인터뷰이분들이 해온 일들을 말로 편하게 풀어쓰면 다음과 같은데요. 공간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시공하고, 가구를 마케팅하고,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대해 글을 쓰고, 말로 표현하고 ㅡ 이 모든 일이 저는 단연 예술에 포함되는 일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더더욱 확신을 가졌습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여러 일을 해나가며 자기만의 정체성을 만들고 계셨고요. 때로 독립적으로, 느슨한 협업으로, 또 사이드 프로젝트로. 일을 하는 방식도 모두 달랐습니다. 덕분에 예술과 일에 대한 관점이 전보다 확장되었어요. 인터뷰를 읽는 탐험대원 여러분도 그러셨길 바라봅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번 인터뷰 시리즈도 다시 책으로 내고 싶어요. <시작하는 사람들>처럼, 사진과 2차 인터뷰를 담은 출판물로요. 다시 인터뷰 동의도 구해야 하고, 인터뷰집을 만드는 데 엄청난 품이 들어간다는 걸 알고 있으니, 일단은 생각만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예술이란!

   작년 초에 뉴스레터를 시작하며, 단지 ‘미술’이 아니라 건축, 디자인, 공간, 영화 등을 모두 포함하는 심미적인 세계를 탐구하겠다고 했는데요. 예술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또 제가 얼마나 관심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을지도 궁금했어요. 그 과정에서 대학원에 진학한다는 결정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예술학과’에 재학중이면서도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전혀 분명해지지 않았는데요.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형태의 예술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워가고, 분야간의 경계도 희미해진다는 걸 체감해요. 겨우 뉴스레터와 대학원으로 저에게 전문성이 쌓였다는 생각은 도통 들지 않지만, 몰랐던 걸 알게 되면서 여기저기 쓰고 있는 저의 글도 더 풍성해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읽고, 배우고, 쓰는 과정에 저의 일과 삶이 있다면 그걸로 되었어요! 앞으로의 수십년을 그렇게 살다 보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여도 도달할 수 있는 어떤 경지가 있겠죠.

두 개의 팟캐스트

   방학 중에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했습니다. 일단 새로운 유튜브 겸 팟캐스트를 시작했어요. 마음에 맞는 동료를 또 찾았거든요.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같이 재미난 일을 도모하는 것만으로도 ‘아! 내 인생 잘 살고 있군!’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공원서가’라는 이름인데요. 같이 하는 혜진님에게 ‘공원에서 책 이야기를 한다’는 컨셉을 듣자마자 푹 빠져버렸어요. 인스타그램도, 팟캐스트도, 유튜브도 만들어서 열심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얼굴이 나오니 왠지 홍보할 때 낯 부끄러워지긴 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이니 아웃풋레터에도 공개해봅니다!

   ‘덤톡’도 여전히 발행중입니다! 최근 화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광장 계단에 앉아 녹음했어요. 더 자유롭고, 더 말 많고, 더 매끄러워졌으니 부디 들어주세요.

   ‘인풋탐험대’의 부록처럼 발행하고 있는 ‘아웃풋레터’도 이번 15호를 마지막으로 끝나는데요. 그동안 만든 15개의 레터를 가지고 독립출판물을 하나 제작할 생각이에요. 올해 들어 ‘독립’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좀더 가벼운 출판물을 내고 있는데요. (아키즈키와 오키나와, 그리고 시작백과까지!) 손으로 만드는 ‘ZINE’은 아니더라도 진의 감성을 가진 출판물을 만드는 일이 좋습니다. 

   출판물 <아웃풋레터>의 표지는 손으로 그려서 만들고 있어요. 인풋탐험대가 ‘아이디어는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흘러넘치는 것’이라는 말에서 착안했다면, 아웃풋레터는 그 스펀지를 다시 ‘쥐어짜는’ 일이라고 다소 자조적으로 (ㅎㅎ)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웃풋레터 모음집>은 9/21(일)에 참여하는 '럭키북페어'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경기 용인시의 카페 '묵리 459'에서 진행되는 북페어인데요. 공간 자체가 무척 멋진 곳이니 근처에 계신다면 일요일에 들러주세요 :)

   난생처음클럽은 어느새 시즌 3를 맞이했어요. 이번 시즌의 첫 모임에는 수박화채를 함께 만들었는데요. 무척 즐거웠답니다. 난생처음클럽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종종 고민되기도 해요. 마케터나 기획자처럼 구체적인 타겟이 있는 모임도, 무언가 결과물이나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모임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모임에는 점점 더 결이 잘 맞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고, 만날 때마다 숨 쉴 틈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시각적으로 점점 초등학교 문방구의 컨셉이 되어가는 건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시작'을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한 마디로 설명하면 복잡한 세상의 기준을 제쳐두고, ‘내 의지로 만들어낸 모든 시작’을 응원하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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